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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학연구센터 소식

[수원학포럼] 제17회 수원학 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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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18-08-31 17:28|조회수 : 1,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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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시 2018. 9. 14(금) 16:00 ~ 18:00
장소 수원시정연구원 제2강의실

- 제17회 수원학 포럼 -

 

○ 주  제 : 디지털 인문학과 수원학의 방향

○ 일  시 : 2018. 9. 14(금) 16:00 ~ 18:00

○ 장  소 : 수원시정연구원 제2강의실

○ 주요내용

   1. (발표) 디지털 인문학과 수원학-지역문화백과사전과 디지털 아카이브의 융합 방향

               / 김현 교수(한국학중앙연구원 디지털 인문학연구소)

   2. (토론) 이달호 소장(수원화성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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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현 교수는 이채로운 경력을 소유한 인물이다. 그는 고려대학교에서 18세기 대표적인 성리학자였던 녹문(鹿門) 임성주(任聖周, 1711~1788)에 대한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은 인물이다. 전통시대의 학문적 정수인 성리학 연구에 대한 권위있는 연구서를 낸 인물임에도 그의 이력에서 일반인이 보기에 눈에 들어오는 것은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시스템공학연구소 선임연구원,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책임연구원 등을 지냈다는 것이다. 성리학과 과학기술의 조합이라니..그것을 실로 쉽게 접할 수 없는 조합이다. 

 

   우리는 요즘 조선왕조실록을 자유자재로 볼 수 있다. 국사편찬위원회나 한국고전번역원 인터넷 사이트에 들어가 자신이 원하는 정보를 검색하여 바로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조선왕조실록과 인터넷의 만남은 김현 교수의 경력, 철학박사와 시스템공학연구소 연구원의 결합과 관련있다. 조선왕조실록을 CD로 만들 때 그 시스템 전체를 설계했던 인물이 김현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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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현은 디지털 인문학을 주창한다. 디지털 환경에서 소통하고 융합하는 미래의 인문학을 그는 '디지털 인문학'이라 부른다. 전통시대의 지식 콘텐츠는 각각의 주제나 대상에 대해 독립적이고 자기완결적인 저작물이었다. 연구자가 자신의 연구 결과를 책으로 출판하는 따위가 그것이다. 그러나 디지털시대의 지식 콘텐츠는 다른 지식으로 가는 길을 담고 있는 소통의 교점(交點, Node)이라고 한다.

 

  기존의 인문학 자료 정보화는 전통시대의 지식을 그대로 디지털 매체에 수록하는 것이었다. 강연장에서 나온 예시는 이러하였다. 토론자 이달호 소장은 자신의 경험에 근거하여 경기도의 여러 시사(市史)를 편찬한 경험이 있는데, 가령 양주시사를 편찬하여 그것을 그대로 CD로 만들었던 방식, 그것이 기존의 인문학 자료의 정보화였다는 것이다. 이용자는 자신이 관심있는 주제에 대해 각각의 매체에 각각 접근하여 필요한 정보를 찾아야 했던 것이다.  

 

  수원의 사례인 경기도 기념물 제225호 수원 창성사지를 예로 들어보자. 우리는 창성사에 대해 알고 싶으면 관련 발굴보고서도 조사해보고, 방화수류정에서 삼일학교 방향 왼쪽 언덕배기에 세워진 창성사지 진각국사탑비(보물 제14호)도 가서 보고, 관련 도서나 연구논문도 따로 봐야 한다. 창성사에 대한 흔적을 찾기 위해 태종실록, 신증동국여지승람, 범우고, 사탑고적고 등의 책도 각각 찾아봐야 한다. 우리는 지금도 이렇게 해당 정보에 대해 각각 접근하는 것을 반복해야 한다.

 

  그러나 디지털 인문학이 추구하는 것은 각각의 정보를 서로 연결되게 해주는 것이다. 아래의 그림에서 볼 수 있듯이 수원 창성사지 진각국사탑비를 중심으로 천희와 연결되고, 천희는 다시 창성사 이외에 머물렀던 다른 사찰과 연결되며, 그의 탑비명을 지은 목은 이색과 다시 연결된다. 한 번의 클릭으로 새로운 차원으로 지식의 세계가 펼쳐지는 것이다. 지식과 지식의 관계를 연결해주고 정보와 정보가 링크되는 것이다. 하나의 텍스트만 읽고 이해했던 지식 습득 방식에서 상상하기 어려운 가능성으로 펼쳐지는 정보의 바다, 정보의 우주가 우리에게 펼쳐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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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지털 인문학으로 수원학에 대한 종합적인 정보를 백과사전으로 만드는 상상을 해보자. 종래의 백과사전은 매체의 제약으로 인해 '개설적인 안내' 기능을 넘어서기 어려웠다. 그러나 이제 월드 와이드 웹이 종래의 백과사전 역할을 대신하는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이러한 디지털 환경에서는 '개설적인 안내' → '보다 전문적인 지식' → '그 지식의 근거가 되는 원천 자료'로의 연계가 가능해진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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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 교수는 디지털 시대의 아카이브에 대해서도 언급하였다. 현대사회는 아카이브의 개념에 대해서도 변화를 요구한다는 것이다. 전통적인 아카이브의 임무는 의미있는 실물 자료의 수집과 보존이 중점이었다. 이에 반해 오늘날에는 그 실물 자료의 '활용성'을 증대시키는 일이 중요한 과제로 부상했다. 아카이브의 실물 자료가 독립적으로 존재하기보다 세상 사람들의 다양한 관심사에 긴밀하게 연계되어 있음을 밝히는 노력이 훨씬 더 중요한 사회가 되었다는 것이다. 아카이브의 실물자료 하나하나가 인류, 국가, 지역, 조직의 문화에 관한 지식의 문맥(Context) 속에서 하나의 노드(node)로 기능할 수 있도록 하는 일이야 말로 디지털 시대 아카이브의 임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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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는 그러한 차원에서 Encyves(Encyclopedic Archives in Digital Environment) 즉 디지털 환경에서 '백과사전적 아카이브(Encyves)'라는 개념을 말한다. 그것은 백과사전의 역할을 하는 지식정보 네트워크와 아카이브 관리 시스템을 결합하는 데이터모델에 대한 구상이다. 인문지식의 '원천자료'이자 그 지식의 진실정을 입증하는 '증거'인 '실물자료'(기록물, 유물 등) 데이터가 광대한 인문지식 네트워크의 노드(node)로 존재하는 세계를 말이다. '자료'와 '해석', 거기에서 파생된 다양한 부산물이 의미의 연결고리를 좇아 서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는 그러한 디지털 아카이브의 세상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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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수원학은 디지털 시대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고민이 깊다. 이미 디지털은 우리의 생활이 되었다. 그러나 디지털과 수원학의 접목은 수원에서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지 않은 것이 분명하다. 아직 우리의 몸과 사고는 아날로그의 세상에 있다. 어느새 와버린 디지털! 디지털 세상을 이끌 세대에게 수원학은 어떤 준비를 해야 할 지, 좀 더 미래의 변화에 대한 능동적인 자세가 절실한 그런 가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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