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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보도] [경기일보] 같음과 다름의 가치, 상호 존중돼야(정재진 연구위원 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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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23-05-22 14:18|조회수 : 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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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시정연구원 정재진 연구위원 기고] 


[천자춘추] 같음과 다름의 가치, 상호 존중돼야 

 

근대화가 상대적으로 늦었던 우리나라에서 ‘같음’은 발전의 원동력이었다. 같은 목표를 향해 뛰어온 결과 어느새 고도의 산업 국가가 됐다. 초 단위 변화가 실현되는 지금은 ‘다름’에 기초한 창의성이 국가의 먹거리를 창출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이제는 과거와 비교해 ‘다름’에 대한 인색함의 수준이 많이 나아진 듯하다.

 

그런데 정부 간 재정관계는 아직도 ‘다름’의 가치가 충분히 존중받지 못한다. 29년간 시행돼온 지방자치는 다양성이 크지 않다. ‘같음’을 우선시하는 재원 배분이 이뤄졌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재정 이전 수단인 지방교부세를 예로 들면 자치단체별 수요 대비 수입이 부족한 부분을 채워 ‘같음’을 만드는 데 관심을 둔다.

 

재정력이 열악한 지역이 더 많이 배분받는 구조다. 자치단체마다 처한 환경, 시민의 요구, 발전 방향과 속도가 다르다는 것은 충분히 고려되지 못한다. 부족한 재원을 산식에 의해 보전해 주기 때문에 자체적으로 세입을 확충하거나 세출을 절감할 유인 역시 갖지 못한다.

 

민선 자치 원년인 1995년 전국 평균 재정자립도는 63.5%였으나 2022년에는 49.9%로 13.6%포인트나 하락했다. ‘같음’의 가치가 ‘다름’의 가치를 누른 결과 전국의 지방재정은 하향평준화됐다.

 

경기도는 재정력이 우수하다는 이유로 국가로부터 재정 지원을 많이 받지 못한다.

 

성남, 화성, 용인, 하남, 수원 등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국가로부터 재정 재원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자치단체가 갖는 대한민국 발전의 추동 가능성과 역량은 그 어디보다 크다. 저성장, 인구 소멸 등 미래의 경제 상황은 희망적이지 않다. 미래의 발전 가능성과 기회를 얼마나 확보하고, 먹거리로 전환시키는가에 따라 우리의 미래가 결정되는 중차대한 상황이다.

 

‘같음’의 가치가 중요하다는 건 틀림없는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제 선택과 집중에 따른 기회의 확대도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같음’의 가치와 ‘다름’의 가치가 서로 존중되는 정부 간 재정관계의 개선 방안을 고민할 때가 됐다.


© 경기일보(www.kyeonggi.com) 승인 2023-05-22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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