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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학연구센터 소식

[수원학포럼] 제11회 수원학 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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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17-05-02 11:19|조회수 : 5,2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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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시 2017. 4. 26(수) 13:00 ~ 14:30
장소 수원시정연구원 제1강의실

○ 일 시 : 2017. 4. 26(수) 13:00 ~ 14:30

○ 장 소 : 수원시정연구원 제1강의실

○ 주 제 : 수원과 문학

○ 주제발표 : 수원 문학 연구의 현황과 방향(정수자 시인)

○ 주요내용

   - 근대 초기의 수원문학(인)

   - 수원 문학의 연구범위와 방향

   - 수원 문학의 정체성과 연구 활성화를 위한 방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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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문학 연구의 현황과 방향
- 정수자 시인 -


 한국문학에서 지역의 문학에 대한 독립적 연구는 비교적 최근에 시작된 일이다. 통칭 ‘지역문학’으로 중앙(서울) 이외 지역의 문학을 구별하며 창작과 연구를 병행한 게 1990년대 중반부터인데 다른 지역보다 수원지역이 조금 늦게 시작한 셈이며 소략한 편이라고 할 수 있다. 여기에는 수원의 지리적 특성(수도권)과 서울에 몰려 있는 한국의 출판 구조, 지역(성)에 대한 문학적 관심 부족 같은 원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수원문학은 어떻게 구분하고 정의할 수 있을지, 그 기준부터 공유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우선 수원문학이라 하면 어떤 양상으로든 ‘수원’이 담겨 있는 문학작품으로 범위를 제한할 수 있겠다. 지역문학이 ‘지역의 정서와 풍토, 그 지역에서 일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구체적인 삶의 내용이 담겨 있는 작품 즉 지역의 정체성과 특수성을 그려내는 문학’이라는 정의에 따르면, 작가는 수원 출신이거나 수원 주민이 아니어도 되지만 작품 자체가 ‘수원에 대한’ 것이라는 조건에 부합해야 한다고 가정할 수 있다. 즉, 수원의 사람, 자연, 역사, 문화 등 수원의 무엇인가가 공분모를 이루되 주제나 제재로서 문학적 구현에도 의미 있는 요소로 작동하는 작품을 수원문학으로 좀 더 구체화해볼 수 있다.
 수원문학의 구분은 그에 대한 연구 범위나 대상도 분명하게 구별할 수 있는 기준을 제공한다. 현재까지 수원의 문학(인)을 전제로 한 연구들은 작품에 나타나는 수원이나 수원 출신 작가라는 수원 관련성에서 출발한 고찰이 많은데, 이런 논문 중에서도 수원에 보다 집중한 연구와 광범위하게 수원을 적용한 연구를 구별해서 읽을 필요도 있다.


 

수원문학 연구의 현황과 방향

 

  수원문학 연구가 상대적으로 소략한 것은 연구를 자극하는 작품이 많지 않다는 현실이나 그렇게 짐작해온 선입견에서 연유하는 것으로 짐작된다. 실제로 큰 작품을 견인할 만한 역사적 사건이 깊이 얽힌 ‘지리산’ 같은 곳과 수원의 지역적 특성은 매우 다른 역사 문화적 조건 아래 있다.
 그동안 수원문학 범주 안에서 진행된 연구를 일별해보면 근대 초기의 문학(인)에 집중되는 것을 볼 수 있다. 수원문학 연구의 범주 안에서 논의된 문인들을 먼저 들면 나혜석, 홍사용, 박팔양, 박승극, 최영주, 김광주, 홍성원, 염재만 등이 있다. 이들의 문학에 대한 연구는 주로 수원문화원이나 수원박물관 등에서 기획한 학술회의나 정기적으로 간행하는 연구서를 통해 발표된 논문이 주를 이루며 모두 수원 관련 자료로 구축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 외에도 경기르네상스포럼 같은 단체에서 학술회의 주제를 수원문학(인)으로 정해서 그와 관련된 학술심포지엄을 열기도 했다. 
 수원문학 관련 연구는 나혜석에 대한 논문이 가장 많이 축적되고 있는 상황이다. 수원에서 열어간 나혜석의 문학 연구는 1998년에 발족한 <나혜석기념사업회>에서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다. 매년 열어온 <나혜석 바로알기 심포지엄>이 수원문학 연구에 대한 필요성에서 출발한 것은 아닐 수 있지만, 수원에서 연 나혜석 학술회의를 통해 그에 상응하는 관심과 연구를 촉발했던 것이다. 그리고 지속적으로 학술회의를 열며 연구 범위를 넓혀온 것은 물론 연구의 양적 축적도 많이 하게 된 것이다. 나혜석 연구는 2012년 창립된 <나혜석학회>를 통해 더 진전된 학술적 연구로 구축되고 있다. 다양한 주제로 학술회의의 폭을 넓히고 연구의 학술적 심도를 온축해온 나혜석학회는 연구 성과를 다시 학술서로 간행함으로써 보다 체계적이고 복합적인 연구로 확대하고 있다. 나혜석은 한국 전체로 보더라도 많이 연구되었거나 계속 연구되고 있는 주요 인물이지만, 수원문학으로 좁혀 보더라도 학술적 조명을 가장 많이 받은 수원문인에 속한다.
 그와 비슷한 근대 초기 수원의 시인 연구로는 홍사용, 박팔양, 최영주에 대한 연구를 들 수 있다.홍사용.JPG
그 중 홍사용은 한국문학에서도 연구가 많이 축적되어 있는 시인이지만, 수원문학 범주에서 볼 때 더 드러나는 지역색이 있으므로 이에 대한 구체적인 고찰이 요청된다. 홍사용은 고향(화성 동탄)의 삶과 정서 그리고 그 지역에서 많이 쓰인 토속어들을 시에 효과적으로 담아낸 점에서도 더 살펴야 할 것이다. 특히 돌모루(석우리) 서정이라고 부를 수 있는 고향 마을의 묘사나 시적 재현은 수원문학 속에서의 지역적 특성을 더 심도 있게 규명할 가치를 담고 있다.
 박팔양은 고향(수원 곡반정동)을 드러내는 작품도 별로 안 보이는 데다 월북 시인에 대한 한동안의 금기와 편견 등으로 연구가 미흡한 편이다. 수원이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작품은 아직 찾지 못한 상황이라고 할 수도 있겠는데 간혹 고향을 일반명사로 언급한 시에서 조금 더 들여다봐야 찾을 수 있을 정도다. 이는 박팔양 시전집이 없어 작품의 전모를 파악할 수 없는 사정에도 기인하는데, 전집은 북에서 쓴 작품들을 함께 묶어야 하니 출간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 외에 수원에서 찾아 조명한 아동문학가로 최영주(교과서에 실린 동요 「오빠 생각」의 가사가 된 동시작가 최순애의 오빠)가 있다. 최영주에 대한 수원 관련 자료 발굴이 아직 적은 편이라 소년운동과 출판활동 쪽에서 두드러지는 활약을 중심으로 살핀 논문으로 연구의 첫 단추를 꿰었다. 최영주는 동생 최순애를 동시작가로 이끌었을 뿐만 아니라 서울에서 방정환 제자로 아동문학 관련 출판을 활발히 한 데다 수원에서도 지역의 소년운동을 주도했던 아동문학가다. 최순애가 이원수와 결혼하며 수원을 떠나기 전까지 남매의 문학 활동은 수원문학 중에서도 이른 시기의 아동문학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소년운동과 함께 복합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소설 쪽은 박승극이 근대 초기 작가로 조명되며 연구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지역 문인에 대한 연구를 촉발한 것은 모출판사에서 다시 펴낸 박승극 소설과 수필 전집으로 보이는데 지역에서도 관심이 좀 더 집중된 편이다. 여느 작가보다 자신의 지역을 중심으로 쓴 소설이 많다는 점에서 박승극 연구는 더 복합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지역의 살아 있는 입말을 특히 많이 살려 썼는데 당시 어른들이 생존해있을 법한 때를 놓치지 않아야 지역의 언어를 더 밝혀낼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식민 치하 수원지역(화성 정남은 당시 수원군이었음) 사람들의 삶과 정서를 다루거나 지역에서 쓰인 토속어를 그대로 살리는 등 박승극 소설은 앞선 지역 인식의 발현으로 평가할 만한 개성을 보여준다.
 김광주와 홍성원은 수원 출신 작가에 대한 관심과 학술회의 기획을 통해 새롭게 조명된 경우다. 소설가 김훈의 부친인 김광주에 대한 관심도 학술회의를 통해 촉발되었으며 연구에서는 이제 첫 걸음을 떼어놓은 셈이다. 수원 신풍동 출신이지만, 김광주의 작품에는 수원이 등장하는 것을 찾기 어렵다(아직 못 찾은 것일 수 있다). 그런 까닭에 조선 밖으로의 이주나 그에 따른 가족사(형 김동주와 독립운동) 등 수원 밖의 지역에서 있었던 활동과 삶에 주목한 연구가 주를 이루었다. 한국 무협소설의 세계를 새롭게 연 작가이자 언론인으로 헤쳐 온 일제강점기와 군부독재 같은 격랑 속의 삶과 경계를 넘는 대중적 글쓰기로서의 소설 세계 등에 대한 고찰도 있었다. 한국문학에서도 주목하지 않은 김광주라는 무협작가 이름을 내건 첫 학술회의를 수원에서 연 것은 학술적 조명으로 의미 있는 기획이었다. 수원문학 연구라는 측면에서 김광주 역시 수원 관련 자료 발굴이 더 필요할 뿐만 아니라 그에 따른 연구의 다양성이 요청되는 작가라 하겠다.
 홍성원은 수원의 초중고를 다니고 수원에 대한 애정 속에 대하소설 『먼 동』의 공간적 배경으로 수원을 비중 있게 등장시키는 등 수원과의 관련성으로 수원문학 연구를 견인한 대표적 작가라고 할 수 있다. 『먼 동』의 주요 배경으로 수원의 주요 공간 이름(수원역, 매산로, 광교산, 팔달산 등)이나 문화유적의 실명(화성, 팔달문, 방화수류정 등)이 많이 등장하는데 지역 문화유산에 대한 홍성원의 자긍심을 소설 속에서 볼 수 있다. 홍성원은 앞에서 제시한 수원문학에서도 연구 영역이 넓지만 한국문학사 전체로 봐도 방대한 작품양이므로 이후의 연구 영역이 넓은 문인이다.
 염재만에 대한 연구 논문도 나왔다는 점에서 소설 쪽은 근현대 작가론이 더 진전되는 것을 볼 수 있다. 『반노(叛奴)』의 외설성에 대한 필화사건으로 더 유명해진 소설가 염재만은 경기도청과 수원상공회의소에 근무하며 수원에 거주한 문인으로 넓게 수원문학 연구에 포함할 수 있는 작가다.
 한국문학 연구는 생존 문인을 연구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지만, 수원의 경우는 다르게 갈 수도 있다고 보인다. 수원으로 이주해온 고은 같은 경우가 그 예로 수원문학 연구의 포함 범위와 방향에 대한 고민을 요한다. 고은 연구는 지금도 다양하게 나오고 있지만 앞으로는 매우 방대해질 것으로 짐작되므로 수원에 대한 창작과 연구를 함께 연구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수원 이주 후에 나온 많은 수원 시편은 물론 그 이전에 쓴 수원 관련 시편과 『만인보』에 등장하는 수원 시편 등에 등장하는 수원에 대해서도 집중적으로 살피는 연구도 있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2015년 수원에서 창립총회를 가진 고은학회는 고은문학 전체를 다루는 학회지만, 수원에 관련된 연구가 나오면 수원문학 연구로 수렴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 외 당대 수원문학도 연구 범위나 방향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 수원 출신이거나 수원 거주 경험이 없는 문인이라도 수원에 대한 시나 소설을 쓰는 경우, 작고 문인 중심의 연구 풍토와 상관없이 작품 중심의 고찰은 가능할 것이다. 이러한 작품들에 나타나는 수원의 이미지나 지역적 특성 등도 논문이나 해설 등의 방식으로 조금씩 구체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확장하는 셈인데, 이러한 논의들도 심화할 필요가 있다. 생존 문인 중 백도기(1939~)는 수원을 제2의 고향으로 삼아 지금까지 살 뿐만 아니라 수원 관련 소설도 있으므로 수원문학 연구에 포함할 수 있는 소설가다. 요절 시인 특집 등을 통해 재평가된 박석수(1949~1996)는 작고 문인이라는 조건에도 부합하므로 규명을 요하는 시인이다. 그 역시 수원에 한동안 거주한 데다 수원에 대한 시를 많이 쓴 시인이라는 점에서 수원문학의 연구 대상이나 범위에 포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외에도 수원문학 연구의 대상으로 수원과 수원 밖의 생존 문인들이 쓴 수원 관련 작품들에 대한 문제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현재는 본격 연구보다 수원학이나 수원문학 관련 강의 그리고 수원의 신문 등을 통해 독자의 관심과 이해를 돕는 해설과 함께 수원시민에게도 전달되는 상황이다. 학술적 연구 대상으로 상정하기에는 생존 문인의 작품이 더 많은 까닭에 연구 범위나 대상에서 비켜 있는 까닭이다. 따라서 생존 문인이라도 일정 기간 이상 예컨대 50년 이상 꾸준히 작품 활동을 해온 원로급 문인의 경우 수원 관련 작품이 많다면 이를 연구 대상이나 범위에 포함시킬 수 있는 논의와 합의가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지금까지 짚어본 수원문학의 연구 현황과 방향은 출발 단계에 흔히 나타나는 개괄적 논의를 보여주는 것이 많다. 예로 살핀 대부분의 연구가 일반적인 문학연구와 비슷하게 작가론과 작품론이 섞인 상태이므로 작품 속의 수원을 집중적으로 규명한 논문이 적은 것이다. 나혜석을 제외하면 수원에서 여는 첫 학술회의거나 첫 연구 대상으로 쓰인 논문이 대부분이다. 그럼에도 이런 기획을 통해 수원문학에 대한 관심의 환기는 물론 또 다른 문학 연구를 견인한다는 점에서 수원문학으로 구체화한 학술회의와 발표 같은 지속적인 장이 필요하다.
 수원문학 연구가 수원 출신이나 수원이 등장하는 작품에 대한 개괄적인 방식이 많았다면 앞으로는 보다 구체화된 연구로 나아가게 될 것이다. 따라서 수원문학 연구는 이제부터 ‘수원적인 것’의 표현과 구현을 더 세밀하게 찾아내고 그러한 작품이나 작가에 대한 연구를 심화하고 확장하는 길을 적극적으로 도모해야 할 것이다. 그간의 연구를 바탕으로 ‘수원에 대한’ 연구의 범위는 물론 연구 대상과 시기의 확대 등으로 수원문학 연구를 넓히는 것도 필요하다고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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